
요즘 원장님들께서 조심스럽게 꺼내시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제 AI로 글도 쓸 수 있는데, 마케팅 업체를 굳이 써야 할까요?”
마케팅 회사 대표 앞에서 묻기 어려우셨을 텐데, 저는 이게 아주 건강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고민하시는 원장님이 실제로 많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물어보지 않으셨을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영업 이야기를 접고, 제가 매일 확인하는 것을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도 업무에 AI를 많이 씁니다. 그래서 AI가 어디까지 해주고 어디서 멈추는지를 남들보다 자주 확인하는 편입니다.
먼저 잘하는 쪽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 그리고 정리하는 일. 자료를 모아 정리하고, 초안을 뽑고, 문장을 다듬는 영역의 효율은 정말 크게 올라갔습니다. 예전 같으면 며칠 걸릴 일이 몇 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이걸 부정하는 마케팅 회사가 있다면, 그건 정직하지 않은 겁니다.
문제는 판단이 들어가는 지점입니다.
저도 전략을 세울 때 AI에 물어봅니다. 답은 늘 그럴싸하게 나옵니다. 문장도 매끄럽고 논리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검증해 보면 틀린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럴싸하지만 틀린 답. 이게 제가 AI를 쓰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무서운 건 틀렸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틀렸다는 걸 알아보려면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알고 있으면 걸러냅니다. 모르면 그대로 갑니다. 그리고 마케팅에서 방향이 틀린 채로 몇 달을 가면, 그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답이 없는 상태보다 그럴싸하게 틀린 답을 받아든 상태가 더 위험할 때가 있습니다. 확신을 주기 때문입니다.
의료광고 표현도 같은 문제입니다. AI는 매력적인 문장을 잘 씁니다. 그런데 매력적인 문장은 대체로 규제선에 가깝습니다. 알아서 피해주지 않고, 문제가 되었을 때 책임은 AI가 아니라 의료기관에 옵니다.
두 번째 한계는 시간과 관련된 것입니다.
변화 대응이 안 됩니다. 네이버 검색이 바뀌고, AI 검색이 바뀌고, 우리 지역의 경쟁 병원이 새로 움직입니다. AI는 어제 우리 병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물어보면 답하고, 물어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물어볼 때마다 처음부터입니다.
축적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게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끝나면 사라집니다. 반년 전에 무엇을 시도했고 무엇이 안 됐는지, 어떤 키워드가 반응했고 어떤 진료가 문의로 이어졌는지가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은 쌓여야 힘이 생기는 일입니다. 브랜딩도 그렇고 검색도 그렇습니다. 쌓이는 자리가 없으면 매달 처음부터 시작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잘 쓰는 곳과 못 쓰는 곳의 차이가 프롬프트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판단과 기록을 담아둘 그릇이 있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여기서 오해 하나를 짚고 싶습니다. 마케팅 업체가 하는 일이 블로그 글 몇 건 만들어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아직 많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곳이 있었으니 무리한 오해도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병원의 블로그, 홈페이지, 외부 매체, 그리고 애널리틱스와 서치콘솔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환자가 어디로 들어와 어디서 나갔는지, 어떤 검색어로 우리 병원이 노출됐는데 클릭은 안 됐는지, 어떤 페이지가 읽히다가 멈추는지. 이런 건 글만 보고 있으면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애널리틱스와 콘솔에만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봐야 다음에 무엇을 쓸지 정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일과, 데이터를 보고 무엇을 쓸지 정하는 일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물론 이걸 다 볼 수 있는 사람을 원내에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게 가장 좋습니다. 병원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매일 들여다보는 것이니까요. 다만 실제로 해보면 이게 참 어렵습니다. 그런 사람을 찾는 것부터 어렵고, 뽑아도 병원 규모에서 그 역할 하나로 몇 년을 붙잡아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한 명이 그만두면 그동안 쌓인 것이 통째로 같이 나갑니다.
이런 이유로 저희가 값을 두는 곳은 사람의 손재주가 아닙니다. 시스템입니다.
피터스는 내부적으로 쓰는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크게 세 단계입니다.
모니터링. 순위와 유입, 노출이 흔들리는 것을 사람의 기억이나 감에 맡기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바빠서 지나친 달에도 데이터는 남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원장님보다 먼저 알아야 하니까요.
작성. AI를 씁니다. 다만 빈 상태에서 시키는 게 아니라, 그 병원에 대해 쌓인 정보와 정해진 방향 위에서 씁니다. 같은 도구를 써도 결과가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평가. 낸 것이 어떻게 됐는지를 되돌아봅니다. 무엇이 반응했고 무엇이 조용했는지가 다음 판단의 재료가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쌓이는 자리’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 플랫폼의 일부는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원장님들께서 직접 보실 수 있게 만드는 중입니다.
결과적으로 저희가 드리는 것은 AI로 만든 글이 아니라, 판단이 남고 기록이 쌓이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AI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AI가 놓치는 자리를 무엇이 받치고 있느냐. 저는 그게 지금 마케팅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봅니다.
모든 병원이 업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접 잘 하고 계신 원장님들도 실제로 계십니다. 진료실에서 나온 이야기를 원장님이 직접 남기는 것만큼 힘 센 콘텐츠는 없습니다.
다만 판단하실 때 기준은 “AI로 글이 나오느냐”가 아니라 이 세 가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가 원내에서 감당된다면 직접 하시는 게 낫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그때가 시스템을 가진 곳을 찾아보실 때입니다.
어떤 회사를 봐야 할지는 「치과 전문 마케팅 회사, 어떻게 골라야 할까」에서, 개원을 앞두셨다면 「개원 치과일수록, 마케팅 업체 선정이 더 중요한 이유」에서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AI가 좋아진 만큼 저희가 할 일은 오히려 분명해졌습니다. 글을 만들어 보내는 일이 아니라, 방향을 판단하고 그 판단을 쌓아두는 일입니다.
도구는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겁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어디에 쓸지 정하는 건 사람이고, 병원을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느냐가 차이를 만듭니다. 저희가 10년 넘게 함께해 온 병원들과 쌓아온 것도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그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직접 해보셔도 됩니다. 하다가 버거워지시면, 그때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피터스 대표